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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될 순간 다가와 6월 12일, 국토부로 갑니다"

기사승인 2023.05.27  16: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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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고]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남로 39, 하남고등학교 3학년 김호연

   
 

현재 하남과 남양주 간의 쟁점이 되는 현안 사항은 수석대교 문제일 텐데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문제로 여겨지고 있는 수석대교, 하남에서는 왜 반대하는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는 남양주의 상황과 미사의 입장을 말해보려고 합니다.

수석대교를 설치하면 올림픽대로 교통상황이 개선된다?

 LH는 수석대교가 설치되면 선동IC부터 암사IC까지의 평균 속도가 기존 23.8km/h에서 27.5km/h로 증가하며, 도로에 차량이 채워진 밀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V/C값이 0.94에서 0.74로 감소하여 올림픽대로 통행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미덥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LH의 발표는 과연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숨겨진 이면은 없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수치’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단정 짓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논증의 탄생》이라는 책에서는 ‘숫자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한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터무니없는 거짓말과 통계》의 저자 조엘 베스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숫자가 현실을 순수하게 반영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LH의 수석대교 검토, 객관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수석대교 사업은 수석대교 설치와 추가적인 교통 대책이 연계된 사업이기에 이를 반영하여 교통량을 예측하였는데요, 바로 여기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객관적인 예측이라면 같은 조건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애초 제시되었던 선동IC 접속 안에만 교통 대책이 반영되어 있고, 나머지 대안에는 모두 예측에서 교통 대책이 빠져있습니다. 

교통 대책을 반영한 대안은 유리한 조건에서 교통량 예측이 이루어지기에, 당연히 주민들이 반대하던 최초 안에서 최적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은 여러분도 쉽게 예측할 수 있으실 겁니다. ‘결과를 정해놓고 교통량을 예측했다’, ‘수석대교를 설치하면 교통이 개선되는 것처럼 주민들을 속였다’와 같은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수석대교의 ‘진짜’ 교통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국토부, LH에 비해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수석대교의 ‘진짜’ 영향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LH가 수석대교 설치 시 V/C값이 0.94에서 0.74로 감소한다고 밝힌 부분은 각각 8차선과 10차선을 가정으로 하여 산출된 값이기에, 같은 조건에서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10차선으로 가정한다면 V/C값은 각각 0.75와 0.74로 거의 같은 값을 나타내고, 교통 대책까지 두 경우에 모두 반영한다면 V/C값은 각각 0.68과 0.74로 오히려 역전되게 됩니다. ‘수석대교를 설치하면 올림픽대로 교통이 개선된다’라는 주장은 명백히 거짓인 겁니다. 평균 속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선동IC는 올림픽대로 진입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분기점이 접해있는 곳으로, 1, 2차로는 뻥 뚫려있는 반면 3, 4차로는 선동IC에서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분기하려는 차량이 뒤엉켜 만성 정체가 발생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간에 남양주에서 넘어오는 차량까지 뒤엉킨다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되기에 주민들은 수석대교를 결사반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도로 차선만을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냐, 아닙니다. 《도로용량편람》에 따르면 엇갈림류의 평균 속도는 엇갈림 구간의 길이, 시간당 차로 변경 수, 엇갈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차량 속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전체 차선 수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수석대교 설치 전과 후 각각을 차선 확장과 교통 대책을 적용하여 비교하면, 나머지 두 요소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엇갈림 차량 수는 수석대교 설치 후가 전과 비교해서 600여 대 많아지게 됩니다. 시간당 차로 변경 수는 엇갈림 차량 수에 비례하기에, ‘수석대교를 설치하면 올림픽대로 통행속도가 악화’된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반의 반쪽짜리도 되지 않는 ‘개선방안’

 이뿐만이 아닙니다. LH는 당시 주민 달래기용으로 여러 개선안을 가져왔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 많습니다. 

수석대교 연결부는 방음벽이 설치되지만 사진은 방음벽이 없는 사진을 가지고 와서 ‘마치’ 수석대교 연결부가 경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표현하기도 했고, 적용되지 않는 안을 가져와서 학교와의 이격거리가 ‘마치’ 충분한 것처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교통량과 관련해서는 ‘수석대교에 교통량이 집중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런 주장은 수석대교의 필요성과 반대되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주민 반발을 잠재우려면 수석대교로 인해 교통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해야만 해서 이런 모순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상생을 말하며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남양주시

 이러한 문제점들, 그리고 고덕대교의 신설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지하화 등과 같이 시간이 흐르며 상황이 변함에 따라 수석대교의 실익을 다시 한번 따져보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고, 국토부와 LH도 이에 동의하며 수석대교 문제를 모두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협력하여 풀어갈 수 있을 듯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판을 남양주시 정치인들이 깼다고 합니다. 

남양주가 하남에 비해 인구수가 많다는 점을 무기로 삼아 남양주 시장과 국회의원 3인이 국토부에 항의 방문을 하여 ‘힘’으로 밀어붙이는 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일부 정치인들에게는 수석대교가 자존심 문제나 표 계산기, 아니면 복잡한 교통 문제를 ‘대충’ 끝내버릴 방법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출근 때마다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표 계산기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남과 남양주 시민 모두, 그리고 특히 정치인은 더더욱 눈앞의 문제만을 보기보다는 멀리 보고 실익을 따져야 합니다. 5년 후, 아니면 10년 후 꽉 막힌 도로에서 저물어가는 태양을 보며 언젠가의 그들을 탓하기에는 너무 늦을 때임이 분명합니다.

 국토부는 《2015 도로법 해설》서에서 도로의 위치는 지역 전체 주민의 이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종합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만약, 국토부가 한쪽의 압력으로 일방적인 결정을 한다면 이성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6월 12일, 국토부로 갑니다

 오래전부터 굴러가던 주사위의 눈이 이제는 결정될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남양주의 정치인들이 수석대교 문제를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합니다. 

객관적인 사실과 상생을 바탕으로 하는 협력으로는 자칫 수석대교가 사라질까, 교통 문제를 대충 미루려던 계획이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세력 또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개악적인 교통정책, 하남과 남양주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교통정책에는 우리도 아닌 건 아니라고 극렬하게 저항해야 합니다. 누구 국회의원의 탓이다, 누구 시장이 다 망쳤다, 더 이상의 남 탓은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집 앞의 일은 우리가 주체가 되어 외부 정치인이 ‘힘’으로 밀 수 없도록 막고 ‘버텨야’ 합니다.

6월 12일 오전 9시 미사2동 행정복지센터 집결, 국토교통부 세종청사로 전진
 
“말로만 변화를 바라지 말고, 행동으로 나아가라. 그러면 세상이 변화할 것이다.” <넬슨> 

 

김주희 기자 Joohanam03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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