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월 화요일 추가 경주 진행키로…폐쇄해 하남시민공원으로 돌려줘야
‘건전한 레저 육성’을 표방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도하고 있는 미사리 경정장이 선량한 시민들을 ‘도박중독’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민의 생활까지 파고들면서 ‘합법’의 가면으로 평범한 시민을 도박 중독자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27일 정부 산하 공기업인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총괄 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2년 6월 레저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매주 수·목요일에 경주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척의 모터보트를 대상으로 승자투표권을 발매하고 적중자에게 환급금을 교부하는 경정은 20대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경정은 10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배팅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법령이 아닌 사업자 자체 규정에 근거하고 있어 일부 이용객들은 수십 개의 창구와 무인발매기를 오가며 매 경주당 수십만 원의 경주권을 구매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미삼아 소액으로 베팅을 시작했던 평범한 시민들이 점점 도박의 재미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부 중독자의 경우 자살과 가정파탄, 2차 범죄 등의 폐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들을 치유하는 시설은 하남에는 단 1곳도 없다.
주민들은 지난 2002년 하남시가 경정장이 들어오면 연 150~200억원의 세수입을 얻을 수 있다며 유치에 찬성했지만 현재 30억∼40억원에 불과하다"며 "시가 앞장서 경정장을 폐쇄한 뒤 문화, 레저 또는 체육시설로 변경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경정장에서 만난 이모(50·남)씨는 “자동발매기를 이용해 경주당 수천만 원까지도 얼마든지 경주권 구매가 가능해 전 재산을 탕진하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로또와 다르게 현장에서 달리는 모터보트의 모습을 보면 희열을 느껴 재미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정장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7·여)씨는 “수요일부터 경정장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며 “화요일 오후부터 경정장으로 몰려들어 이틀간 머물며 돈을 탕진하고 목요일 저녁에 술을 먹고 돌아가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체육산업개발주식회사(산업개발)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경정공원은 대지면적 1백32만9,933㎡(주경기장 1백12만8,592㎡·워밍업장 20만1,341㎡ 녹지포함)규모로 86 아시안게임 및 88 서울 올림픽 당시 조정, 카누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다.
이 공원은 넓은 잔디밭과 2km의 호수면이 공원 주변의 작은 숲과 어우러진 조정호수를 중심으로 축구장, 족구장 등의 스포츠시설, 그늘막, 매점 등 편의시설과 자전거대여 놀이시설을 갖춰 시민들의 여가선용 장소로 사랑받고 있는 하남시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한편 경륜·경정법은 국민의 여가 선용과 청소년의 건전 육성 및 국민 체육 진흥을 도모하고,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며, 자전거 및 모터보트 경기의 수준 향상에 이바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정의 투표금액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한정돼 있다.
이재연 기자 hanamilbo@naver.com